[COOP] 늘품상담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나다

사람과세상 뉴스레터 6월 (http://pns.or.kr/archives/4639)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최옥순 이사장)

 

1. 안녕하세요.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2. 네 안녕하세요. 저희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아동, 청소년부터 노인, 가족에 이르기까지 그 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상담을 하고 있구요, 특히 지역 내 소외계층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상담,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건강한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 협동조합을 만드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2. 심리상담을 전공하고 이 분야에서 꽤 오랫동안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것을 나눠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죠. 오랫동안 심리상담을 하면서 상담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변화되는 모습, 그리고 무너진 관계가 회복되는 과정을 무수히 봤으니까요. 그 방법을 고민하다가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됐고, 그 때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어요. 그분들도 저처럼 제일 잘하는 일이 상담이고 상담을 통해 지역 내 취약계층, 소외되고 마음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데 의기투합해서 2014년 4월에 일반협동조합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1. 처음 일반협동조합으로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언제 전환하신건가요?
2.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1년 여 지난 2015년 6월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늘품상담의 설립취지는 상담을 통해 돈을 많이 벌자는 게 아니라, 지역 내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을 위한 상담, 교육지원, 지역 내 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애초 일반협동조합보다는 사회적협동조합이 맞는 조직형태였죠.

 

(새로 개소식을 한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고색동 지점)

 

1. 그렇군요. 함께 하시는 조합원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2. 출자조합원이 19명, 그리고 후원자조합원이 20명 정도 됩니다. 미술치료, 푸드테라피 자격증을 가진분 등 상담쪽에 전문성이 있는 분들도 있고, 내담자로 인연을 맺었다가 후원자 조합원이 되신 분들도 계세요. 협동조합의 운영하다 보면 사실 조합원들간의 소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의사결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잠깐 저희 조합원들 자랑 좀 해도 될까요?(웃음) 저희 조합원분들은 서로 고맙다, 미안하다가 일상화되어 있어요. 작년 총회때도 급한일로 총회에 참석을 못하신 조합원분이 너무 미안하다며 귤을 한박스 보내주셨어요. 조합원 개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함께’라는 공동체의식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만 3년 반이 넘는 동안 조합원들간의 마찰이나 불협화음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조합원들 얘기만 하면 이렇게 말이 길어지네요.

 

1. 소외계층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상담을 진행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분들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2. 주로 한부모 가정, 학교 부적응 청소년,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많이 진행하는데, 어르신들의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우울감이나 외로움이거든요. 집단상담을 많이 하는 이유는 심리상담 뿐 아니라 집단상담을 통한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적 테두리에서 먼저 접근하고 개인의 문제에 다가가는 셈이죠. 상담기법은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저희는 푸드테라피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푸드테라피가 조금 낯설수도 있는데, 말그대로 음식을 심리상담 도구로 사용하는 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나 야채 등을 이용해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상담기법이죠. 썰고 자르고 맛보고 모든 오감을 이용해 나를 표현하는 겁니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만들어 보거나, 기억나는 사람을 꾸며 본다던가 하는 거죠. 특히 어르신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서 마음을 치유받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집단상담이 효과적인 이유는 이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의 이야기를 할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격려해 주는 과정을 통해 회복을 경험하는 거죠.

 

(청구 2차 경로당 푸드테라피 집단상담)

 

1. 그렇군요. 혹시 푸드테라피를 통한 상담 중에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2.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자기생일상 차리기’ 라는 주제로 푸드테라피 집단상담을 진행했던 사례인데, 어르신 한분이 생일상을 차리면서 엉엉 우시는 거예요. 매년 자기 생일마다 남편이 자기 생일상을 차려줬는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자기 손으로 생일상을 차리면서 그동안 참고 억눌렀던 감정이 표출된거죠. 그렇게 한참을 우시고 마음을 꺼내놓고 다른 분들의 격려와 지지를 받으면서 돌아갈때는 밝은 얼굴로 돌아가셨어요. 그 분의 사례가 유독 기억에 남네요.

 

1. 최근에는 심리상담을 하는 기관들이 더 많아졌는데, 다른 기관과의 차별성이 있나요?
2.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은 수원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MOU를 체결해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인 및 집단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공동체와 관련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죠. 마음놀이학교라든지 하는거요. 독거노인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 바우처나 심리상담 뿐 아니라 마을공동체 사업과 연결해서 한다는게 가장 큰 차별성입니다.

 

 

(심리상담 치료실 중 놀이인지치료실)

 

1. 마을공동체 사업이 궁극적으로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에서 추구하는 목표인건가요?
2. 그렇습니다. 나만 잘 살자는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 같이 살 자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작년 9월에 수원시 고색동 상담소로 자리잡은 이후 마을사업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고색동, 평동, 오목천동에 경로당이 24군데 있는데, 저희가 작년에 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푸드테라피를 전부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 어르신 뿐만 아니라 지역 청소년과 지역 내 상가 등과 연합해서 청소년들이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체험하게 하고 우리지역에서 직업체험도 해보게 하는 과정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말씀 해주세요.
2. 요즘 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공유복지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사회적경제 영역안에 있는 협동조합이 ‘공유’와 ‘연대’에 대한 부분을 꼭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혼자 잘 살려면 굳이 협동조합 말고 주식회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을 한다는 의미는 공동체적 마인드를 가지고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니까요. 물론 저희도 아직 갈 길이 멀고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더불어 함께 성장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할 겁니다.